웬 갑자기 에버랜드냐구요?
저의 꿈이자 희망사항이었던
놀이공원 알바!
어릴 땐 그냥 막연히 놀이공원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작년에 미국 인턴을 준비하면서 향후 10년 간의 인생 계획(나의 꿈!)을 구체적으로 정리했었어요.
겁이 많은 저에게는
현실성 없는 낭만 가득한 꿈이고 계획이었지만
언젠간 꼭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죠.
그렇게 저의 완벽한 계획 상으로는..
미국 인턴 다녀와서 26~27살 지나가기 전에 에버랜드 캐스트 하고
다시 해외로 나갈 계획에 마음이 부풀어있었는데
사실 미국 인턴에 간다는 것 자체부터가 두렵고, 막막했어요.
오래 고민하고 큰 용기를 내서 결정한 일이었지만,
인턴 프로그램 시작 후
적응하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한 채로
인턴을 취소하게 됩니다.
사실 포기한 거죠.
(그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많이 후회되고 괴로웠어요.
특히나 올해 졸업한 후로 집에 있는 제가 더더욱 한심하게 느껴지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그렇게 23년 여름 인턴 참가 포기,
23년 8~9월에 토익으로 학점을 채우고 가짜 백수 생활 시작.
24년 2월 졸업,
그리고 진짜 백수 생활 시작.
23년 10월부터 1년 넘게 자유를 즐기고 있어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로..
24년 미국 인턴 기회는 증발했지만,
25년 에버랜드 캐스트 기회는 아직 남아있는 거잖아요!!
게다가 이제 곧 20대 후반이 되는데...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 싶어서
10월 중순쯤 에버랜드 캐스트에 지원했어요.
게다가 저는 취업 준비보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2024.10.18.(금)
밤에 에버랜드 캐스트 서류 지원.
9월부터 미루고 미루던 것을 드디어 실행했어요!
면접에서 불합격하면 3개월 이후 재지원 가능하다는 것을 보고
정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서 지원한 게 솔직한 이유입니다..ㅎㅎ
2024.10.23.(수)
서류 합격자에게는 카톡(문자)이 온다고 했는데
저는 지원 후 주말 제외 3일째에도 소식이 없어서 불합격했나.. 확인하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서류전형 합격이 떠있었어요!
합격했는데 연락이 안 와도 걱정 마세요.
간혹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해요.
개인정보는 다 모자이크 처리하니까 딱히 의미가 없는 것 같네요.. ㅋㅋㅋ
이렇게 확인하고 밑에 보면 면접 일정 선택하고 인적성 검사 보는 버튼이 있어요.
면접은 3개월 이내에만 보면 된다고 하니
급하지 않으면 나중에 선택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저는 10월 26일로 선택하려다가
면접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있어서
10월 28일로 선택했어요.
면접 일정 확정 후 인적성 검사를 바로 했어요! 오래 걸리지 않아용
면접 일정 확정 후 1시간 내로 카톡으로 알림이 와요.
2024.10.28.(월)
전날인 27일 일요일 오후 6시쯤 카톡으로 면접 일정 알림(회의참가 번호, 안내사항 등)이 왔어요.
아직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어요.
저는... 확정되지 않은 일은 말하고 싶지 않거든요. ㅋㅋ
면접 준비는!!!
하루 전날 자기소개, 지원동기 등등을 준비했어요.
이것도 미루고 미루다 27일 밤 10시쯤부터 쓰기 시작했네요...
(사실 주말 내내 그냥 면접 보지 말까.. 엄청 고민했는데, 어떻게 준비를 하긴 했네요.)
오전에 면접 시작하기 전 1시간 전에 세팅하고 자기소개 연습했어요.
막상 면접 보려 하니 진지한 마음? 간절함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30분 전에 미리 접속.
너무 일찍 준비하고 있었더니 하품이 나오고 졸음이 쏟아져서 그냥 퇴장할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면접 시작 시간이 되자 각자 화면이 켜지면서
면접관님이 보였어요.
오디오 연결이 늦게 돼서 처음에 뭐라고 말씀하셨는지는 못 들었지만,
제가 들은 첫마디는.. 면접 순서는 000(내 이름)부터 000님, 000님, 000님입니다. 였어요!!!!!
참고로 제 성은 초성으로 하면 거의 마지막이에유..
이름순은 아니었어요.
(내가 나이가 제일 많아서 첫 번째인가 싶었다.)
ㅋㅋㅋㅋㅋ
면접관 1명 / 면접자 본인 포함 4명!으로 진행되었어요.
에버랜드 캐스트 면접 후기
제가 첫 번째 답변자.
저는 "안녕하세요. ~~~ 입니다. ~~~ 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첫 답변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판 깔아주는 면접이 아니고
밝게 웃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어요.
(저는 대학도 면접 보기 싫어서 다 교과 전형으로 넣었기 때문에
인생에서 제대로 된 면접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두 번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면접 상황에 대한 아주 정석적인 것만 상상할 수 있었어요. ㅋㅋ)
면접 후기 보면 최대한 밝은 미소를 보이라는 팁이 많았는데
도저히 웃을 분위기, 그런 질의응답도 아니었어요.
(그렇게 고장난 저는 말 중간중간 이상한 웃음?을 보여드렸습니다.....
진짜 마이너스될만한 웃음.. 약간 비웃음 같았음. 내가 느끼기에....ㅠㅠㅠㅠ)
첫 질문은..
그냥 언제부터 근무 가능한 지부터 시작해서
꼬리 질문 아니면 서류에 써놓은 것 중심으로 면접이 이루어졌어요.
9~10개 정도 질문하셨고, 4~5분 정도 소요되었어요.
저희 4명 모두에게 가장 강조하면서 물어보신 것은
일이 힘든데 야외 근무 가능한지였어요.
본인 신체, 체력 모두 건강하다는 걸 어필했어요.
사실 저는 운동부족이지만 최근에 수영을 하고 있으니까요. 건강해질 겁니다!!!
저는 거짓말을 정말 싫어하는데,
면접 보는 동안 진실로 둘러싸인 거짓말이 술술 나왔어요...
(사실 그게 제 진심일지도?)
캐리비안 부서는 생각해 본 적 없지만
그냥 뭔들 상관없는 건 사실이어서
좋다는 식으로 답변했고..
물 깊은 곳, 심해는 무서워하지만
물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서
정말 캐비 근무 상관없다고 답변했고..
(어떤 질문들인지 유추하실 수 있겠죠?)
준비한 자기소개/지원동기는
중간중간 이력서 중심 질문 하실 때 유용하게 써먹었어요.
(면접관마다 질문 형식이 다르겠지만,
경력 사항 질문하실 때 지원동기 섞어서 답변해보세요!)
전공 또는 경력이 ~~~한데 왜 지원했냐고 물어보시면
그때가 지원동기를 말할 때입니다!
참고로 저는 경력사항에 3년 전 편의점 알바(5개월) 딱 1개 썼어요..^^
그리고 공백기, 나이 관련된 질문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졸업 후 공백기(거의 1년),
저의 나이(20대 중반) 관련된 것..
향후 취업 계획 등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어요.
참 다행이죠.
저는.. 잘 보이려고 노력하면서 답변하다가
지원동기 말하면서 오글거림+쑥스러움이 휘몰아치면서..
현타가 와서 후반부로 갈수록 그냥 솔직하게 답변했는데요
그냥 예의 바른 태도만 유지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면접조는 모두 다 긴장한 게 보였지만
예의바른 말투로 고민하며 답변하는 모습이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면접 복장은!!!
자켓?이라고 해야 하나요
정장 자켓 말고
정장 자켓이랑 비슷한데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의
봄가을에 입는 얇은 겉옷
안에는 반팔 티셔츠(목 늘어난 거.. ㅋㅋㅋㅋㅋ)
입고 면접 봤어요.
옷 쇼핑 안 한 지 1년이 넘었네요..
(올해 한 번도 옷 안 삼.....^^)
다른 분들은 후드티, 그냥 티셔츠 입고 보시더라고요.
복장은 잠옷만 아니면 되는 걸로..
4명 돌아가면서 답변하고
공통 질문을 하시는데요.
건강 특이사항, 문신 여부를 물어보고 면접이 종료되었어요.
1명당 4~5분씩 질문해서
정확히 면접 시작 후 19분 뒤에 종료되었어요.
다른 분들 면접 볼 때
최대한 집중하고 미소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점점 무표정(?)이 되어가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다들 근엄진지한데
저만 웃고 있는 건 이상할 것 같아서
표정 관리는 완벽하게 하지는 못했어요.
저는 제가 면접을 잘 본 건지, 잘못 본 건지 감이 안 왔어요.
다른 분들은 이제 막 20대 되신 분들이라 파릇파릇하다는 점만 제외하고
답변하는 내용, 말투는 다 비슷한 수준으로 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감이 안 왔어요.
불합격하면 바로 취업 준비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가라앉혔어요.
+ 면접 본 날! 언니랑 동생에게만 에버랜드 면접 봤다는 사실을 알렸어요.
(동생에게는 들킨 거고.. ㅋㅋㅋㅋ
언니한테는 참을 수 없어서 말했는데 엄청 황당+웃음+
올해 들은 말 중 가장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저는 항상 에버랜드 갈 거야~ 집 나갈 거야~ 노래를 불렀는데
막상 진짜 면접을 보니 언니가 신기해하더라고요.)
언니한테 말한 뒤로
매일매일 에버랜드 합격했어?
에버랜드는?
에버랜드?
질문공격을 받았어요.
(물론 부모님께 들키지 않게 조용히.. ㅋㅋㅋㅋ)
제가 "결과 나오면 알려줄 테니까 내가 말하기 전까지 물어보지 마!"라고 말했는데도
언니는 저만 보면 물어보더군요.
ㅜㅜ
언니는 이미 제가 합격한 것처럼
내년에 캐리비안베이 놀러 가고~ 어쩌고~ 저쩌고~ 말하는데
저는 머리만 긁적긁적...
2024.11.04.(월)
면접 본지 일주일째 되는 날!
오늘은 연락이 올까?
두근두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오전 11시 넘어서
카톡 알림 <에버랜드 & 캐리비안베이 리조트 - 축하드립니다!> 라는 메시지가 떴어요!!!!!!!!!!
저는 불합격 메시지 오면 감정 잘 추슬러야지.. 하고 있었는데
축하드립니다 보는 순간
와! 합격이다! 라는 생각. 우와~ 이 생각만 들었어요.
그걸 보자마자 언니 방으로 들어갔더니
언니가 이제 막 일어나서 앉아있더라고요.
정신 차리면 말하려고 제 방이랑 언니방을 왔다 갔다 하며
기다리는데..
언니가 저를 보자마자 "에버랜드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합격 ㅎㅎ"했다고 말했더니
언니가 "진짜?" 하며 좋아하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카톡 보여줬더니 "오오~~~"하길래 기분이 더 좋아졌어요.
부모님께 언제 말씀드리지?
밖에 나간다니 좋아하실까?
슬퍼하실까?
걱정되기도 했어요..
저는 제가 면접에 합격한 게 정말 신기했어요.
자발적 아싸+집순이가 에버랜드 캐스트 합격이라니...
저.. 그래도 완전히 별로인 사람은 아닌가 봐요.
조만간 보건증 떼고,
짐도 미리 싸놓고
준비할 게 많네요.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정말 설레요.
항상 끈기 없이 포기하기만 했으니
이번에는 정말 잘해보고 싶어요.
적응될 때까지 이겨내고 버티고 싶어요.
저의 꿈과 낭만을 잃지 않으면서 강해지고 싶어요.
+ 저녁에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엄마는 좋아하시고
아빠는 어떤 일 하냐고, 정규직인지, 스케줄 근무는 뭔지 물어보시면서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아빠는 제가 집에 있기를 바라셨대요.
(언니랑 동생 모두 내년에 다른 지역으로 가거든요.
저만큼은 집에 있을 줄 아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엄마도 제가 집에 있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제가 전부터 하고 싶던 걸 하게 돼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엄마 아빠 두 분 마음 다 이해돼요.
그런데 저는 집에 있으면, 집이 너무 좋아서
일할 생각을 안 하고, 취업준비도 안 할 테니
나가는 게 맞아요.
게다가 저는 어릴 때부터 멀리멀리 떠나고 싶어 했고요.
(가족들과 집이 싫어서가 아니라 저의 꿈이고 제 마음속에서 가장 불타오르는 열망이었어요.
그리고 지금도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이에요.)
부모님도 자식들의 독립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셔야 하잖아요.
우리가족은 너무 서로에게 의지하고,
품어주려고 하니
더더욱 독립이 필요하겠죠.
물론 아예 떠나는 건 아니에요.
제가 어디를 가든,
항상 가족들과 함께 할 거고
기회가 될 때마다 집에 갈 거니까요.
그냥... 우리 삼남매의 독립을 부모님이 너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한꺼번에 나가면 허전할까봐 걱정이에요.)
이번에는 제가 포기하지 않길,
무너지지 않길,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를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에버랜드 캐스트 다음 이야기는
겨울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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